2016년 11월 18일 발매되었던 포켓몬의 7번째 시리즈 썬문(SM).

발매된지 1년이 지났지만, 이번에 울트라 썬문(USUM)이 발매도 되었으니

복습 겸 다시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라고 쓰고 스컬단 위주의 리뷰입니다.





(((플레이 안 하신 분들은 스포일러 주의)))

((스토리 위주의 리뷰))








7세대의 특징이라고 하면 단연 "알로라"입니다.

알로라는 이 지방의 이름이기도 하고, 또 이 지방 특유의 인삿말이기도 하죠.

(우리 모두 알로라 사람들을 만나면 두 손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알로라~라고 외칩시다)


포켓몬 게임은 시리즈별로 실제 존재하는 도시에서 모티브를 얻어 맵을 짜는 걸로 유명한데, 알로라는 하와이가 모티브인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직 섬만으로 이루어진 맵. 숲과 바다가 풍부하며 사람들은 포켓몬과 상생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곳입니다.



알로라와 섬순례


또 알로만의 특징이라면 "짐리더"가 없다는 거겠죠.

그동안 짐리더에게 이겨 배지를 모으고 리그로 간다는 포켓몬의 공식을 과감히 놓아버리고, "섬순례"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여행을 하게됩니다.

근데 이..섬순례가... 짐리더랑 싸우는 거보다 힘듭니다....나만그런가..

주인포켓몬 레벨도 높고 이놈의 주인포켓몬이 자기 능력 상승시키고 다른 포켓몬도 2마리 더 불러서 싸우기 떄문에...(왜..1대 3이야..) 

기존 짐리더들과의 배틀은 (스토리에선) 상성이 안좋아도 레벨 올려서 가면 어케어케 다 이길 수 있었는데 섬순례 주인포켓몬은 상성이나 기술 등 어느정도 고민을 하고 가지 않으면 엄청나게 고생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제일 애먹었던 건 라란티스인데...음... 아 캐스퐁이랑 라란티스 협공(?)이 좀 성가신 걸 넘어서 공략이 어렵다고 느껴질 정도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웹상에서도 썬문의 난이도는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높다! 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저도 동의하는 부분이구요. 뭔가 행복한 낙원같기는 한데...야생은 엄청나게 가혹하단 느낌이 팍팍 듭니다.


그래도 알로라라는 외국(?)으로 이사가서 섬순례를 하며 현지에 적응(?)하고 친구들도 생기는 주인공을 보면 꽤나 뿌듯하죠. 그런 아름다운 자연과 평화롭고 아늑한 느낌이 알로라의 이미지입니다. 

그리고 그런 알로라에 존재하는 악의 조직(?)이 있었는데....




'실패한 아이들'이 모인, 스컬단.


얼마나 평화롭나면, 알로라에는 포켓몬 마피아(라고 쓰고 로켓단)이라던지 세계멸망을 원하는 악당(이라 쓰고 플레어단)이라던지 하는 악당들이 없습니다!

포켓몬과 사람들이 얼마나 평화롭게 지내는지... 그런 끔직한 일(?)을 벌이는 악당은 없고, 있다면 동네 불량배(...)정도인데. 

그게 바로 스컬단입니다.


사실 이 포스트를 쓰려고 생각한 내용들도 9할은 스컬단 때문입니다. 

처음에 플레이할 떄는 눈치를 못 챘는데, 스컬단은 역대 악의 조직(사실 악의 조직 아니지만...) 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더군요.



뭔가 의상은 힙해보이긴 하는데...


일단 첫번째로는,

스컬단은 역대 조직과 달리 "목적이 없는 아이들"로 이루어진 조직입니다. 

뭐 현실의 말을 빌려오자면 비행청소년 집단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여태까지 악의 조직(아니..스컬단 악의조직 아니지만...비교할 조직이 얘네들 뿐이라..)을 살펴보자면....

로켓단. 아쿠아단&마그마단. 갤럭시단. 플라즈마단. 플레어단...

전부 "어른들의 이기적인 목적"으로 움직여지는 집단입니다.


로켓단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포켓몬을 이용하는 비정한 조직이고, 나머지 조직들도 전부 "자신이 꿈꾸는 이상"을 실현하기위해, 혹은 단순히 세계를 지배하거나 멸망시키기 위해 가차없이 포켓몬을 이용하죠.


정말 여태까지 악의 조직들과 너무 대조적이죠...

스컬단 아이들은 모인 목적이 없습니다. 꿈도 없습니다. 이루고 싶은 것도 없습니다.

왜냐면 이 아이들은...




늘 분노에 가득찬 스컬단의 두목, 구즈마



두번째, 이 아이들은 "실패한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섬순례"는 알로라의 전통입니다. 아이들은 섬순례를 떠나 여행을 하고, 포켓몬들과 우정을 쌓으며 성장해 나갑니다.

하지만 섬순례에 실패한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중도에 지쳐 포기한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스컬단의 행동이 우습게 표현되어서 첫플레이 때는 크게 와 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번째로 플레이 해보니 알로라는 생각보다 비정한(?) 사회라는 것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스컬단 단원 중에 어른 NPC에게 이런 말을 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왜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우리보다 포켓몬이 더 소중해?" 라고.


또 주인공(플레이어)에게 이런 대사를 치는 단원이 있었습니다.

"뭐야, 지금 섬순례에 실패한 나를 비웃으려는 거야?" 라고.


그리고 스컬단 보스인 구즈마는 이런 대사를 합니다.

"박살내고 박살내도 절대 봐주지 않아 모두가 미워하는 구즈마가 여기있다."


모두가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왜 이 아이들은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왜 모두가 사랑하고 아끼는 알로라를 미워하고, 어른들을 미워하고, 섬순례를 성공적으로 해내는 주인공을 미워할까요.


그건 이 아이들이 실패한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스컬단 단원들은 섬순례에 실패한 아이들이고, 구즈마는 '그렇게 강한대도 캡틴이 되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른들은 이 아이들을 돌봐주거나 사랑해주지 않습니다. 

스컬단이 된 아이들과 구즈마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 스컬단을 가엾게 여기는 건 간부인 플루메리정도인 거 같습니다. 그녀는 스컬단을 마구 해치우고(?) 다니는 플레이어에게 "왜 멍청한데(...) 가엾은 내 애들을 괴롭히냐"며 배틀을 걸어 오니까요.


스컬단들이 저지르는 일들은 전부 관심을 갖고자 벌이는 일들처럼 보이는데 (괜히 섬순례를 훼방 놓는다던지 버스정류장 안내판을 가지고 가려고 한다던지) 정작 어른들은 전혀 그런 일들에 관심도 없죠. NPC들은 스컬단은 원래 그런 애들이니 내버려 두라던지 무시하라던지 하는 식의 말들을 내뱉습니다.


스컬단에게 유일하게 관심을 주는 사람은 딱 두 캐릭터인데, 바로 나누와 루자미네입니다.

루자미네는 그래도 구즈마의 능력을 인정해준 어른이고... (끝은 안좋아도..음)

나누는 말로는 집세가 싸서 그렇다면서 스컬단 아지트가 있는 포우마을 바로 옆에서 살며 스컬단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정말 따뜻한 사람이죠. 사천왕 제안을 거절한 것도 아이들 지켜보려고 그런 느낌이 드는데...


여튼 이 두 사람말고는 정말 놀랍게도 아무도 스컬단에게 관심도 없습니다. 

물론 스컬단이 저지르는 일들이 옳다는 건 아니지만,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왜냐면 우리는 늘 플레이어(승리자)의 입장에서 포켓몬 세계를 즐겨왔으니까요.

90년대에 나온 구 1세대(RGBY)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늘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었고, 그것이 RPG 게임의 공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썬문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대자연 뒤에 가혹한 야생의 법칙이라는 이면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우리 현실의 일면이며, 사실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패'라는 단어입니다.


적어도 포켓몬 세계에서 만큼은, 우리는 언제나 챔피언이 되었고 최종 승리자가 됩니다.

썬문은, 그런 포켓몬의 세계에서도, 성공하는 사람이 있으면 실패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준 첫번째 시리즈인 거 같습니다.

어찌보면 이는 5세대(블랙&화이트)에서 지적했던 포켓몬의 해방만큼 불편한 진실일 수도 있습니다. 5세대에서는 그래도 포켓몬 해방이라는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고 나름대로 답안도 제시하지만..뭐... 썬문은 스컬단에 대해 고민도 안하고 해답도 제시를 안해주니까요. 심지어 이 불편한 진실은 알로라라는 빛나고 아름다운 세상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상냥하고 빛나는 알로라에도 포우마을이라는 그림자 진 장소가 있습니다.

깜깜한 하늘에 축축한 비가 내리고, 폐허가 된 집과 포켓몬 센터에 마구 낙서가 된 벽들.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가구들과 지저분한 침대. 그 위에 무기력하게 널브러져 있는 스컬단 단원들.

스스로 아무 장점도, 실력도, 나아질 점도 없다고 여기는 아이들이 모인 장소.

그리고 그들의 보스는 실력이 있는데도 꿈을 이루지 못한 가장 불운한 사람.


어쩌면 스컬단은 엔딩을 보지 못하고 중도포기한 세이브 데이터들이 모인 장소는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조금, 잔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현실과 비슷해서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스컬단의 이야기가 썬문에서 너무 미완결된 느낌이라, (위에도 언급했듯이 전혀 이런 고민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도 주지를 않습니다. 얘네들 어떡할거야 ㅠㅠ

울트라썬문에서 좀 풀어주기를 바랐는데.... 음 그렇기는 커녕.....은 다른 포스트에서 얘기하도록 하고....(....)


어쨌거나 썬문에서 좋았던 점은 스컬단이라는 이례적인 집단, 그리고 아쉬웠던 점은 그런 이레귤러를 만들어 두고 제대로 풀어주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인지 리뷰를 작성하려고 포스트를 썼는데 마땅한 결론이 없네요. 

(어쩔수 없죠... 원작에서 결론을 안줬으니까..)



썬문에 등장하는 어른들과 아이들에 대해서도 썰을 좀 풀고 싶은데, 너무 길어서 포스트는 여기까지.

그건 다른 포스트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새벽(dawn)
,

*본 리뷰는 2013년 작성되었으며 포스트 보존을 위해 티스토리로 이전했습니다.





 포덕답게 아주 길고 자세하게 써 봤음.

리뷰란도 새로 만들었으니 제대로 리뷰 ㅇㅇ

 

 

 

 


처음으로 소개되는, "그 이후의 이야기"

 

포켓몬 시리즈의 후속작은 항상 본작의 인물들과 메인 스토리를 공유하되, 약간의 변형과 가감이 이루어진 형태였다. 하지만 이번 5세대, 블랙&화이트에서 최초로 "2"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말그대로, 본작에서 몇년의 시간이 흐른 뒤의 이야기다. 물론 골드 실버 버전이 RGBY의 몇년 뒤 이야기고, 전작의 짐리더들과 주인공인 레드마저 재등장해서 "처음으로 소개되는"이라는 수식어가 걸맞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골드 실버는 시리즈 자체가 다르다. 악의 집단은 로켓단 나머지 잔당(..)들이라던가 라이벌이라던가 전작과 연관이 매우 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바로 옆지방이라고는 하지만 본토가 칸토에서 죠토로 바뀌고 8명의 짐리더들도 새로 공개되었고, 기타 등등의 이유로 주관적으로는 RGBY-골드실버의 관계는 BW1-BW2와의 관계만큼 긴밀성은 떨어진다고 본다. 게다가 "그 이후의 이야기"라고 명명한 이유는 단지 세월이 흘렀기 때문만이 아니라, 주인공즈 자체가 2년 전의 사건들과 너무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BW2는 BW1에서 상당히 깊이있게 다뤄졌던 플라즈마단과 주인공들의 이야기의 매듭을 지어주는 역할을 한다. 사실, BW1가 이전까지 포켓몬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 N이란 캐릭터는 그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유형이 인물이었고 그 자체로도 논문하나(..) 나올 만큼 이런저런 사정이 많은 사람이다. 거기에 플라즈마단이 제기하는 주장은 포켓몬의 세계관 자체를 위협하는 상당히 획기적인(!) 것이었다. "포켓몬의 해방"이라는 주제는 그만큼 무겁고 논쟁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은 bw1에서 플라즈마단의 실목적이 개치스의 세계정복이었고 N 또한 그에게 이용당했다는 것 때문에 플라즈마단의 사상인 "포켓몬의 해방"이라는 것이 그늘에 살짝 가려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결말에서는 (그렇게 싸웠으면서) "포켓몬이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즐겁다면 괜찮다."라는 무난한 결론을 내보인다. 그래봤자 볼에 강제로 넣어서 싸움시킨다는 건 변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 N 또한 주인공을 만나고 생각이 변해, 좀더 많은 사람들과 포켓몬을 만나보고 싶다며 여행을 떠난다. 결말은 아주 평화롭고 아름답지만, 몇몇 플레이어들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거.. 이걸로 된거야?, 라고.

 BW2는 이걸로 된 걸까?????이란 의문에 어느정도의 답을 제시해 준다. 그 답이란 "이거야. 이게 답이야. 이걸로 됐어."라는 확답이 말해주는 것이 아닌, "자, 이걸 봐. 그 이후에 얘네들은 이렇게 됐어. .. 이걸로 어느정도 알겠니?"라는 식으로 찬찬히 보여주는 식이다.

 

 

 

구 플라즈마단 vs. 신 플라즈마단

 

전작에서의 "해방"이란 문제에 대한 이러쿵 저러쿵한 시비들을 명료하게 나눠주려고 하는지, BW2에서는 플라즈마단이 구 플라즈마단과 신 플라즈마단으로 나뉜다. 물론, 플라즈마단에서 아예 나와서 일반인으로 사는 녀석들도 있다.

 플라즈마단의 지도부의 실제 목적이 어쨌건 N이 잘못된 방향으로 교육을 받았건, 플라즈마단의 대부분의 조무래기(..)들은 이런 사정은 몰랐다는 것이 사실이다. 게임 내 대사들을 보면 이들 대부분은 플라즈마단의 "포켓몬의 해방"이라는 것에 동조하는 무리들이다. N이라는 깨끗하고 순수한 존재를 징표로 삼아 새 세상을 열겠다는 크루세이더들인데.. 오죽하면 이들의 상징이 기사단일까. (아니면 그냥 N의 취향인가) 이들은 N을 신세계의 왕으로 모시고 따랐다. 근데 N이 자기성장을 한답시고 떠나버렸다. 플라즈마단이 분열한 이유는 결정적으로 이 때문인데, 구 플라즈마단은 "N님의 심정을 이해해. 해방이랍시고 사람과 포켓몬을 억지로 떨어뜨려 놓은 건 우리 잘못이니까 회개하고 살아야지.. 그리고 N님을 기다릴거야."라는 녀석들이고 신 플라즈마단은 "개치스님을 버리고 떠나버리다니! N은 배신자야. 우리는 개치스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뜻을 도모한다!"..는 녀석들이다.

 문제는 신 플라즈마단에는 이런 놈 저런 놈 다 섞여있다는 것인데.. 여전히 진심으로 "해방"이라는 신조에 동조하는 소수의 무리들 (어떤 의미로는 순진무구하기 짝이 없다) 혹은 개치스한테 들러붙어서 한 몫 챙겨보려는 녀석들이 있다. (심지어 이 중에는 과거에 갤럭시단이었던 녀석도 있다. 악의 조직에 가입해서 어떻게 흥해보려고 하는데 늘 잘 안 된단다. ... 어떤 의미로는 조금 가엾기도.) 참고로 후자의 녀석들은 전작에서도 존재했던 녀석들이다. 포켓몬은 도구라는 둥, 빼앗아서 맘대로 학대해도 된다는 둥, 이런 거침없는 발언들을 하는 녀석들이 있었는데 그 악질적인 본성(..)을 살려서 신 플라즈마단에서 아주 활약을 해주신다. 복장도 악의 조직처럼 제대로 차려입어서 그런지 전작처럼 대사 필터링도 잘 안 해준다... 대놓고 포켓몬들에 대해 나쁜 말을 늘어놓기도.

 이에 반해 구 플라즈마단은 정말 아주 착하고 순한 녀석들이 되어버렸는데, 호도모에에 모여서 살고 있다. (.. 야콘 씨는 엄한 거 같은데 참 다정하다.. 멋져요 보스 ) 예전에 뺐었던 포켓몬들을 주인에게 돌려주고, 주인을 못 찾은 아이들은 자신들이 키우고 있다. 꽤나 감격했던 부분은 전작에 N의 성에서 의미심장한 대사를 날렸던 단원의 재등장. BW1에서 보르쥐를 보고 "난 도구로 이용했는데.. 이 녀석, 날 따르고 있어?"라고 당황해 하는 단원이 있었다. 후에 BW2의 구 플라즈마단의 거처에 머무는 이 아이는, 이렇게 말한다- "이 아이, 진심으로 날 따르게 되어서 나도 진심으로 대해주려고 해."라고. 포켓몬이 인간 감화 사실 이런 류의 1에서 2로 이어지는 짤막 짤막한 이야기들은 맵 곳곳에 숨어있다.

 

 

2년 뒤의 그 곳, 변하기도 변하지 않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bw2를 플레이 하면서 제일 기대했던 부분은, "2년이 지났다고 했는데 뭐가 어떻게 변했을까!"..였다. 근데 막상 보면 많이 변한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이런 느낌인데. 이게 상당히 현실적이라고 느꼈다. 사실 현실에서도 2년이란 세월은 눈에 띄게 무언가가 변화하는 것도, 그렇다고 있는 그대로 머물러 있는 세월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맵만 보자. 맵만 보면.. 많이 변했다. 발매 전 맵이 공개 됐을 때 "헐 이게 뭐지?"라는 사람들도 상당히 있었을 법한데, 왜냐면 하나지방 대부분이 얼음에 뒤덮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인공즈의 고향도 마을이 아니라 시티. 나도 이제 도시여자야 맵도 군데군데 추가된 부분들이 있어 전작과 다른 느낌을 심어 준다. 근데 볼륨이 너무 커서 깨는데 오래 걸리잖아 짐리더들도 몇몇이 교체되었다. 카미츠레는 옷도 갈아입고 머리색도 바꿨다. 모델언니! 이건 여담인데 5세대에는 겸업을 하는 짐리더들이 많다. 아니, 다 겸업을 한다... 그래서인지 2년 뒤에 겸직하다 짐리더 안하고 관둔 사람들이 있다. 하치쿠는 영화 배우에 전념한다고 짐을 닫고, 아로에도 연구에 몰두한다고 짐리더 관두고... 산요우 트리오는 그나마 수련하기 위해서 짐리더를 그만둔 거라고 하지만. (산요우까지 가기 전에는 얘들이 레스토랑 한다고 관둔 줄 알았다..) 여튼 짐리더 겸업 금지 법을 통과시키든지 해야할 거 같다... 생각해보니 모델이나 영화배우 하면서 짐리더하는 게 쉬울 거 같지도 않고.

 사람들도 대부분이 같은 장소에 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 외에 미혹의 숲에 사는 은둔자 여자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기도 하고 여러 세부적인 요소들이 있어 BW1과 BW2를 비교하면서 플레이하는 데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해준다고 할 수 있겠다.

 

 

나, 지금부터 화낼거다.

 

우리의 성게머리 휴우군의 첫인상은 착한 것 같은데 뭔가 비뚤어진 아이였다. 비뚤어졌다는 게 비행청소년이란 뜻이 아니고, 뭔가 고집스레 비켜갔다는 의미. 스토리 첫머리에는 휴우군은 자신의 목적을 뚜렷하게 얘기해주지 않는다. 일단 "너 나 좀 도와줘."..라고 말하며 신 플라즈마단과 싸우는 데 한몫 거들게 한다. 도와주는 게 아니라 거의 강제 징집 하지만 스토리가 점점 진행되면서 휴우군의 분노의 실체가 들어나는데, 다름이 아니라 그의 여동생이 키우던 쌔비냥을 2년 전 플라즈마단에게 빼앗긴 것이다. 어쩐지 플라즈마단 녀석들이 쌔비냥을 많이 갖고 있다 했더니 2년전에 대대적인 "쌔비냥 사냥"이 이뤄졌다고 한다. 그럼 로켓단은 주뱃 사냥을 했을까 동굴 탐험

 휴우군은 "쌔비냥 어딨어! 이 나쁜 놈들!!" 이러며 나이에 안 어울릴만큼의 증오와 분노를 품고 신 플라즈마단을 추격한다. 여동생의 포켓몬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인 그의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선 그렇게 분노를 꾸역꾸역 쌓아놓고 왔다는 것이 안타깝기까지 하다. "나, 지금부터 화낼 거야."라는 그의 대사는 그런 의미에서 참으로 안쓰러운 표정을 짓게 만든다. (근데 왜 개콘에서 앵그리 성호의 "화가 난다"가 자꾸 떠오르는걸까.. 화가 난다!!!! ) 오죽하면 그의 어머니가 "휴우는 마음 속에 쌓아두는 스타일."이라며 주인공에게 "그러니까 그 아이가 여행에서.. 아니 인생에서 길을 잃게 되면 부탁할게."라고 말하실까. 한마디로 휴우는 분노 때문에 인생에서 길을 잃은 상태(...)라고 요약 정리가 가능하겠다.

 어린 소년은 증오심이라는 한가지 감정에만 몰두되어 나머지 것들은 보지 못하고, 무조건 돌진하게 되버린 것이다. 이렇게 심각하게 비뚤어진 라이벌은 그동안 별로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물론 HGSS의 실버가 있긴 하지만 얘는 원래 비행청소년이었다. (야) 그에 비하면 그린은 츤데레, 쥰은 ADHD.. 대부분이 속편한 녀석들이었는데.. (벨이랑 체렌은 여행 중 고민도 성장도 많이 하긴 하지만 뭔가 비뚤어지거나 결함이 있는 건 아니었다.) 휴우군은 시작부터 뭔가 뒤틀려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것은 전작의 플라즈마단이 하나에 남긴 수많은 상흔 중 하나였고, 작은 소년은 그 상처를 어찌해야할지 모르고 그저 꾹꾹 눌러 담아두었던 것.. 그리고 그 증오심들을 어디로 보내야할지 몰라, 오로지 하나만 보고 돌진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참 대견하면서도 안쓰러운 아이.

 후반부에 가면 상당히 슬픈 전개가 되어간다. 여동생의 쌔비냥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그녀에게 선물로 준 것이라고 한다.... (근데 곱씹고 보니 어린애 포켓몬을 뺏어가다니 진짜 못된 녀석들이긴 하다...) 그렇게 플라즈마단을 뒤쫓고 뒤쫓아, 아지트의 최심부까지 들어선 휴우와 주인공은 놀라운 상황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무려 다크트리니티 중 하나가 그 쌔비냥을 데려갔던 것. ..게다가 쌔비냥은 이미 진화해 레파르다스가 되어 있었다. 다크트리니티는 이제는 필요 없다며 레파르다스를 휴우에게 줘버리지만, 정작 레파르다스는 휴우를 알아보지 못하고 공격하려한다. 이 때 휴우군은 멘붕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얘 하나 되찾겠다고 달려왔는데 정작 이 놈은 주인(아니 주인 오빠..)도 못 알아보고 으르렁 거리고 있으니. 휴우군은, 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너무 혼란스러워, 라며 일단 자신은 두고 가라고 말한다. 여태까지 끌고 왔으면서 최종전은 안 도와주다니 아마 그는, 지금까지 그가 하나만 보고 달려온 길이 분명 옳기는 했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도 이 장면에서 좀 울컥, 했다... 게임이 묘하게 현실적이야...

 결전 이후, 휴우군은 의외로 담담하게 "동생에게 레파르다스를 전해주러 간다."고 말하며, "너는 내가 인정한 최고의 트레이너다."고 덧붙인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좀 성급하긴 하지만 본성은 착하고 훈훈한 아이. 이번 시리즈에서 아마 가장 많이 성장한 건 휴우군이 아닐까... 싶다.

 근데 이녀석 리그 깨고 어디있나 찾아보면 물결시티에 있다. 음흉한 성게머리.. 시로나 누님의 수영복 소문을 듣고 온 게 틀림없다. 참고로 나는 시로나 누님 수영복은 흰색이든 검정이든 다 좋다.

 

 

 

 

 

 

 

떠나간 영웅과 새로운 영웅

 

2년 뒤 하나지방에는 토우코나 토우야가 없다. 어디를 갔나... 나츠미 아저씨 때문에 도망간걸까 싶었지만, 후에 마름꽃 마을에 가면 알 수 있지만 N을 찾아 떠났다. 어머니가 아들(혹은 딸)인 줄 알고 집에 들어오는 주인공한테 "네가 말한 N이라는 사람이랑은 만났니?"라고 말하기 때문. (생각해보니까 포켓몬 게임에선 남의 집에 막 불쑥불쑥 들어간다...) 상당히 감격스러운 사랑 이야기가 되는 것이, N또한 2에서 "예전의 그 아이를 다시 만나고 싶어."라고 말한다.... 2년 동안 한번도 재회를 못했다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찾는 이것 또한 나름대로 감동적이다. .. 물론 토우야라면 BL이 되어버리지만, 여튼.

 토우코 혹은 토우야는 이미 떠났고, 하나지방의 영웅 자리는 비어있다. 그렇게 해서 신 플라즈마단을 해치우고 하나의 평화를 지키는 건 신 주인공의 몫. 새로운 영웅인 쿄우헤이 혹은 메이는 개인적으로는 지난 분란과 논쟁의 화합을 상징한다고 본다. 그 이유는 간단하게도, 그들이 전작의 주인공들 역할과 N의 역할을 동시에 물려받기 때문. "플라즈마단을 물리친 어린 소년 혹은 소녀"라는 타이틀은 지극히 그대로 BW1 주인공즈의 포메이션을 물려받은 형태인데다, 아라라기 체렌 벨 등 전작 주인공즈의 지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 번호도 땄다 반면 N에게서는 영웅의 상징인 제크롬(혹은 레지람)을 물려받는다. (직접적으로 주는 건 아니지만 물려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스토리 진행 중 N의 조로아를 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2의 주인공은 전작의 주인공과 N 두사람에게 동시에 연결되어 있으며 또한 둘을 연결하는 역할도 한다. 그는 전작의 주인공이 경험했던 사건들과 비슷한 일들을 겪지만 조금 다르며, N의 성에도 방문하게 되지만 그것은 과거와는 달라진 곳이었다. 또한 그는 구 플라즈마단과 신 플라즈마단의 경계에 서 있으며, 해방과 사랑에 대해 모두 경험했고, 이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를 알고 있다. 결론적으로, 2의 주인공은 1에서 2로 이어지는 징검다리이자 그 이후의 미래를 연상시키는 새로운 영웅인 것이다.

 

 

쓸쓸하고 외로운, 얼어붙은 세계.

 

신 플라즈마단과 결전에 치닫는 부분에서, 신 플라즈마단은 큐레무의 힘을 이용해 쌍용시티를 얼음세계로 만들어 버린다. BW를 플레이한 사람들은 알다시피, 쌍용시티는 과거와 미래를 잇는 마을이다. 유일하게 버전에 따라 모습이 다른 곳인데 각각 오래된 과거와 새로운 미래를 상징한다. 늙은 사간과 어린 아이리스가 각각의 짐리더였던 것도 이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쌍용시티가 얼어붙었다, 는 것은 과거에서 미래로의 시간이 정체되어 버렸다는 뜻이 된다. 그것은 또한 기억과 소망, 잊혀져가는 것을 외면하고 떠오르는 것을 지워버린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더군다나 얼음으로 뒤덮여버린 쌍용시티에서 흐르는 브금.. 아니 BGM은 상당히 쓸쓸하고 외로운 멜로디다. 그리고 사람들은 추위와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다.

 신 플라즈마단은 하나 전체를 얼려 버리겠다-고 말한다. 그것은 기력은 쇠했지만 야망만이 남아 타오르는 개치스가 원하는 자신의 왕국의 모습일 것이다. 또한 하나 더 재미있는 것은, 개치스 쪽에 붙은 칠현인인 비오인데.. 그는 추위를 지독하게 싫어하지만 사용하는 포켓몬은 전부 얼음타입이다. 게다가 "추운 건 싫지만 추위 속에 있으면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발언까지 하니 상당히 흥미롭다. 참고로 전작에서 냉동 컨테이너에 숨어계시던 그 분이다. 할아버지 추운데 감기 드셔요

 개인적으로 얼어붙은 하나는 상당한 충격이었는데, 그건 그동안 쭈욱 포켓몬 시리즈를 플레이했지만 이토록 삭막한 광경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냥 포켓몬 세계에도 이렇게 쓸쓸하고, 외롭고, 적막한 광경이 일어날 수도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이게 누군가 바라고 원하는 세상이라니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꽃잎이 흩날리는 1번도로와 너무나도 대조되지 않는가.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그쪽에 더 가까운 것이 분명할텐데.

 

 

 

모험과 평화, 그리고 성장과 미래

 

알다시피 bw2의 뉴챔피언은 아이리스다. 사간이 말했듯이 포켓몬과 사람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나타내주는 인물이다. 아이리스에게 이기고 전당 등록을 하면 그동안 보았던 것들과 조금 다른 엔딩 화면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이다. 주인공은 그동안 만났던 짐리더들, 그리고 사람들에게 다시 찾아가 인사하고 마침내는 부채시티로 돌아온다. 50시간 가까이 스토리만 깬 나로서는 가슴이 찡해지는 장면이었다 (...) 드디어 끝났다  bw2는 스토리를 깨고 난 뒤에도 할 게 참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배틀 서브웨이나 호도모에의 배틀이나 특히 포켓우드라던가 포켓우드라던가 포켓우드라던가. 포켓우드라는 존재는 역대 시리즈사상 처음으로(..) 주인공을 대박 연예인으로 만들어주는 특별한 녀석이다. .... 검은 닌텐도라고 불릴만한 상당히 오덕오덕한 요소들로 가득한데 이건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고.. 나도 메이짱 브로마이드 갖고 시퍼요

 사람들이 사는 세계는 늘 논란과 분쟁으록 가득 차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함께 살기 때문이다. 각자 생각하고 여기는 것이 극단적으로 다른 경우도 있고, 그렇기에 타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제로 현실에서도 친구들이랑 정치나 사상 얘기 잘못했다간 큰일나기도(...)하는데 포켓몬 세상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세계의 모습이 다른 탓이다. bw시리즈는 포켓몬 세계가 단지 웃고 떠들며, 행복한 모험과 즐거운 이야기들만으로 가득찬 세상이 아니라는 걸 그려낸다. 여타의 시리즈들도 그랬지만, 5세대는 특히 사람의 생각이 얼마만큼 다를 수 있고 또 그것을 조율하기가 얼마나 힘이 든지 보여준다. 또한 반목하고 싸웠을 때 생긴 흉터가 너무나 크고 아파서, 이겨내기가 힘들다는 것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극복했을 때 바로 새로운 미래가 펼쳐진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하는 것이 5세대다. 친구랑 크게 싸워도 화해할 수 있듯이, 세력이 나뉘고 분쟁에 휩쓸려도 미래는 있다. 어쩌면 시즈가 말한대로 남의 말에 함부로 넘어가지 않고 스스로 보고 경험하고 결정하는 것이 맞는지도 모른다. (근데 너 짐리더잖아.. 악의 조직이랑 싸우면 좀 도와줘..) 

 bw2는 전작의 못다한 이야기이자, 남은 자들의 사연이 담겨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갈 사람과 포켓몬의 이야기다. N과 토우코 혹은 토우야는 만났을까, 휴우는 어떻게 될까, 흩어진 플라즈마단들은 또 어떻게 되는 걸까... 등등 여지를 남기며 미래를 상상하게 해준다. 이것이 아마 닌텐도가 단순히 bw의 확장팩 개념의 후속작이 아닌, bw2라는 2년 뒤의 이야기를 보여준 이유가 아닐까.

  

 

 

 

 

 

 


Posted by 새벽(da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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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2014년에 작성되었으며 포스팅 보전을 위해 티스토리로 이전했습니다.





2014년 백합 애니 "사쿠라트릭" 리뷰,,

 

초반부부터 망설망설과 귀요미의 절정을 보여준 미즈키 회장님.

자신의 감정에 대해선 살짝 얼빵하면서도 평소에는 진지한 게 갭모에였죠.

참고로 위는 제가 좋아하는 장면. 아마도 저 때 반한듯

 

원래는 단순히 여동생을 감시하려던 거 뿐인데. 어느새 하루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 마음은 점점 커져가죠.

처음에는 그 감정이 뭔지 스스로도 깨닫지 못했지만요.

 

 

 

 

마침내 하루카와 자신이 어떤 관계가 되고 싶었는지...에 대해 알게 되고

미츠키는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게 됩니다.

1살이 많아서 그런건지, 확실히 하루카네들이랑은 말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다르네요.

하루유우는 물론 코토시즈도 아직은 정식으로 "사귄다"는 단계는 아니니까요. 고백도 아직 안 했고..

(두 자매 사이에서 행복해 보이는 하루카ㅎㅎ)

 

 

그리고 졸업식을 기점으로 하루카에게 진심을 고백합니다.

여러모로 대단하죠ㅎㅎㅎㅎㅎ 다른 커플들은 키스 빼고 진도가 지지부진한데

미츠키는 자기 마음을 깨닫자마자 "사귀자!"고 말해버리니까요. 



 

마지막화 벚꽃 흩날리는 게 정말 예쁘더라구요ㅜㅜㅜ

 

 

그런데 하루카는 미츠키가 말한 "좋아한다"는 뜻을 정확히 이해 못한 듯한 발언을 하죠.

스킨쉽에 있어선 진도가 팍팍 나간 하루유우지만

아직 "좋아한다"는 감정에 대해선 물음표인 상태인가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에 입맞춤을 하게 된 계기도 사귀기 시작해서가 아니라

"고등학교에 와서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이"가 되고자 함이었으니...

정말 애매모호하네요, 이 말은. (ㅎㅎ)

 

그리고 작별의 입맞춤.

이마라니... 이 애니답지 않게 풋풋해서 더 좋기도 하네요.

 

이렇게 솔직담백한 미츠키를 보고 하루유우도 뭔가 깨달은 거 같네요.

서로의 관계에 대해 더욱 생각하고 고민해보기로 한 모양입니다.

 

 

(고백 뒤 홀가분한 얼굴의 미츠키 회장님.)

 

12화를 쭉 보면서 가장 성장한 캐릭터는 역시 미츠키 아닌가 싶습니다. (딱히 미츠키가 최애라 그런 건 아님)

초반에는 여동생과 하루카가 그렇고 그런 관계라니 용납할 수 없어!..라는 느낌에다가

자기 감정도 잘 표현하거나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말이죠.

 

확실히 자기 감정이 뭔지 인지하고 난 다음에야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에는 옳고 그름도 없고 어중간하게 맺고 끊는 것도 없음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여튼 사쿠라 트릭, 처음에는 하루카네들의 웃고 떠들고 하는 일상 개그 보는 맛에 봤었는데

결국엔 미츠키에게 흠뻑 빠졌네요.

리뷰는 나름 시리어스하게 풀어놨지만ㅋㅋㅋㅋ 가볍게 볼 수 있는 백합물이라 좋았습니다.

작화도 역시 스튜디오 딘이라 그런지 볼만 했구요. (특히 저는 애들이 꽃이나 물방울 같은 문양으로 나올 때 귀여웠던ㅎㅎ)

...그렇다고해서 남들에게 함부로 추천은 못하겠...ㅋㅋㅋ;;

만화책이 원작이라 들은 거 같은데 기회가 되면 만화책도 보고 싶네요.

 

 

*덤으로

이 애니 등장인물이랑 포켓몬 캐릭터들이랑 이름이 겹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ㅎㅎ

뭐 하루카, 코토네는 이름 그대로고...

하루유우도 쓰고 보니 3세대 주인공즈 커플링 같은..ㅋㅋㅋ(유우키X하루카)..

...얘네 빼고는 그다지 이름이 겹치지 않지만...(ㅎㅎㅎㅎ)

 

 


Posted by 새벽(da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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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2014년 작성되었으며 포스팅 보존을 위해 티스토리로 이전된 것입니다.








오랜만에 영화관에 다녀왔다. 
뭘 볼까, 생각하다가 오랜만에 헐리웃 영화가 보고 싶어 비긴 어게인을 골랐다.
키이라 나이틀리와 애덤 리바인도 나오고, 평점도 좋다 싶어서였다.
보고 난 감상은 "매우 훌륭하다". 
오랜만에 공감 가고, 완성도 있는 영화를 보았다는 만족감 덕분이었다.

그럼 자세한 리뷰↓ (스포일러 주의)






노래로 소통하는 영화

비긴 어게인은 유독 한국에서 흥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가 뭘까? 하고 생각해보았더니... 일단, 우리나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얼마 전 읽은 "조선 1894년 여름"의 저자인 오스트리아 여행가는 조선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즐긴다고 썼는데..
과연 우리나라 민족은 원체 흥이 있어서 그런지, 여튼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가 나오는 영화도 좋아한다.
겨울왕국이 우리나라에서 유독 인기를 얻고, 남녀노소 렛잇고를 외치던 것을 기억해 보면 그럴듯한 설명인 것 같다.

비긴 어게인은 처음부터 노래로 시작한다.
키이라 나이틀리의 노래로 시작해서, 마크 러팔로(덴)의 시점을 따라갔다가-> 다시 키이라 나이틀리(그레타)의 시점을 따라가
영화의 첫장면으로 돌아온다. 똑같은 노래 장면을 거듭 보여주면 지겨울 만도 한데, 그게 또 색다르다.
노래를 듣고 부르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프닝 시퀀스에선 그레타의 감미로운 노래를 관중의 입장이 되어서 감상한다.
두번째로 들을 때는, 마크 러팔로의 눈동자를 따라 감상하게 된다. 그의 우울한 현실과 노랫말이 맞아 떨어지며 공감대를 자아내면서도. 보석 같은 아티스트를 찾은 그의 한줄기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여기서 덴의 귓가에는 저절로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등의 반주가 깔리는데. 이게 또 기가 막히다)
그 다음으로는(세번째는 노래가 다 나오지 않은 걸로 기억한다) 그레타의 시점으로 이루어짐으로써, 그녀가 왜 이런 노래를 만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니까, 비긴 어게인은 노래로 소통하는 영화다.
5년 사귄 남자친구가 바람을 펴도, 자신이 일궈낸 레코드 레이블에서 쫓겨날 신세가 되어도, 등장인물들은 서럽게 울거나 감정을 과장해서 표현하지 않는다. 대신 노래를 한다.
예를 들어, 그레타가 데이브에게 실연을 당하고 그녀는 실의에 빠진다. 보통 사람 같으면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신다거나, 친구에게 울며불며 서러운 심정을 토로할텐데.. 그녀는 그렇지 않다. 그녀는 실연 당한 감정, 배신감을 노랫말로 적어내 데이브의 음성 사서함에 남긴다.
소리치며 욕하는 것보다 어떤 의미로는 더욱더 절절하게 다가오는 장면이다.


모든 상황은 노래로 표현되는데, 어떤 이는 영화 안에 노래가 너무 많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노래는 전부 등장인물의 정서를 대변하는데다, 그 선율과 음색이 좋으니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몇 번을 들어도 좋은 "Lost Stars"

이 노래 참 좋다! 사실 이 노래 소개하려고 포스팅 한 이유도 있다. (Wild Stars를 떠올린다면 당신은 러브라이버)
처음 시작하는 부분도 좋고, 가사도 좋다. 
그리고 키이라 나이틀리 버전과 애덤 리바인 버전이 있는데... 
두 개가 느낌이 달라서 둘 다 들어볼 만 하다.



순수한 음색이 돋보이는 키이라 나이틀리 버전.

 

절절하면서도 보컬의 역량이 돋보이는 애덤 리바인 버전.

 

 

 

 

 

 

 

 

자, 다시 시작하자

 

영화가 흥행하게 된 것은 비단 좋은 ost 덕분만은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 좋은 영화란 대중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인생에서 한번쯤은 실패할 수 있다. 그것이 수능이든, 취직이든, 결혼이든, 일이든...

누구든 실패하고, 실의에 빠질 수 있다. 

비긴 어게인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런 사람들이 "다시 시작하자"라고 외치며 한발자국 나아가는 이야기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시 시작할 때 "처음의 순수한 마음"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우린 현실에 얽매이고 치이면서, 때로 소중한 것을 잊고 살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을 잊었다는 사실마저, 망각하고 지내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레타를 보라. 그녀는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한" 음악을 만든다는 초심을 절대 잃지 않는다.

대형 레이블이 그녀의 음반을 내준다고 할 때도, 함께 뉴욕 거리를 떠돌며 녹음을 한 동료들을 잊지 않는다.

아마도 이 영화는, 청춘 시절 혹은 아직 미숙하던 시절, 우리가 추구했던 깨끗하고 맑은 무언가를 잊지 말자고 말하는 걸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고 나서 기억에 남는 두 장면이 있다.

하나는 그레타와 그녀의 동료들이 뉴욕 거리 여기저기를 누비며 야외 레코딩을 하는 장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뉴욕 지하철 승강장, 워싱턴 스퀘어 등 뉴욕의 명소들이 짧게 스쳐지나가지만 그만큼 인상 깊다.

한 해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무수히 많이 쏟아질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인물이 어떤 모습으로 그 장소에 나타나는가에 따라 그 의미는 사뭇 다를 것이다.

조금 추레한 차림으로, 제대로 된 장비도 없이 뉴욕 여기저기에서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치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이지 순수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또 하나는 그레타와 덴이 이어폰을 같이 끼고 뉴욕 거리를 발길 닿는 대로 떠도는 장면이다.

너무 낭만적인 장면이라 할 말을 잃었다. 이거 보고 따라하는 연인들도 있겠다 싶을 정도...

솔직히, 같은 음악을 들으며 하루종일 함께 걷는데 어떻게 아무런 사심도 안 생길 수 있을까?

옛날에는 연모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테이프에 넣어서 선물하고는 했다는데, 이 장면은 그런 것의 연장선인 듯 싶다.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것을 느끼는 것만큼 로맨틱한 것은 없을테니 말이다.

 

 

 

여하튼 우발적으로 선택한 영화...였지만, 후회 한 점이 없다.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봤다는 만족감에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으니.

덧붙여, 음악을 다시 찾아 들어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왜인지 너무 오랫동안 음악을 잊고 산 것 같다. 

다시 찾아서, 무언가를 느끼려고 한다면, 작품 속의 덴처럼 머릿속에서 절로 흥겨운 반주가 떠오르지 않을까.

 

Posted by 새벽(da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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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2014년 작성되었으며 포스팅 보존을 위해 티스토리에서 재작성되었습니다. 







약 일주일 전 쯤 화제의 친모아를 구입했다. 덕질에 유용하다는 그 친모아

sns나 여타 인터넷 매체에서 꽤나 흥하고 재미난 짤이 떠돌기에 상당히 기대했다.

기대했지만......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인지 그 이상은 보지 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럼 자세한 리뷰↓

 

 

 

 

 

 

1. 초 업그레이드판 다마고치

 

친모아가 뭐냐고 묻는다면, 현대판 다마고치라고 하고 싶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의 대부분이 내가 만든 주민들을 돌보며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먹을 것을 주고, 씻겨주고, 재워주던 다마고치의 확장판이다. 그런데 친모아는 추억의 다마고치에서 한층 나아가, 주민들의 연애나 결혼, 이벤트 등에도 관여하게 된다. 

 

 사실 친모아와 튀동숲은 닮은 점이 많다. (심즈하고도 많이 비슷하다고들 하던데... 근데 심즈는 안 해봐서...) 다만 튀동숲은 내가 직접 마을의 주민이 되어 귀여운 숲속 친구들과 소통하는 거라면, 친모아는 내가 섬의 주인이 되어 수십명의 주민들을 돌보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지적 작가 시점과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다.

 

 어쨌든 다양한 먹거리(?)와 보물, 의상 등의 아이템들은 수집욕을 불태우기에 충분한 거 같다. 일단 넘버가 매겨져있으면 그 빈자리를 다 메꾸고 싶은 수집광(...)의 본능은 누구에게나 있으므로.. (포켓몬 도감을 완성하자!도 비슷한 맥락) 하지만 Mil의 디자인은 살짝 아쉽다.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옷 디자인도 동숲이 더 좋은 편.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 취향의 문제지만..

 

 

 

2. 주민들 뭐하나? 구경하는 재미

 

 

 

돌보는 재미가 있다면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주민들을 만들 때, 몇가지 스테이터스를 골라줌으로써 주민들의 성격이 결정된다. 주도파, 뭐시기파(까먹음) 등등 4가지 파와 그에 포함된 유형까지 합치면 16가지 성격이 있다. 성격에 따라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달라서 흥미롭다. 아는 바로는 성격에 따라 친구를 사귀는 것도 다른 거 같다. 성격이 맞으면 친구가 되고, 아니면 되기가 힘들다거나 그런 식인듯 하다. (이런 불확실한 정보를...)

 

 그리고 만족도가 상승할 때마다 도구를 줄 수 있다. 도구로 뭔가 대단한 일을 하나 싶어서 이것저것 줘봤는데... 도구 자체로 이벤트가 일어나는 거 같지는 않다. 대신 도구로 노는 Mil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거울을 줬더니 알아서 옷을 갈아입기도 하고, 금속탐지기를 갔더니 해변에서 홀로 거닐고 있기도 하고, 발레 입문서를 주면 방안에 있을 때 발레를 추기도 한다. 또한 내 섬의 한 주민의 제보(!)로는 "같은 도구를 지닌 주민에게 더 동질감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제일 구경하는 맛이 큰 건 역시 사랑과 싸움 구경이다. Mil들이 늘어나고, 그 안에서 관계가 생기다보면 자연히 이런 저런 갈등이 생기기 마련. 절친이 되어서 만날 붙어다니는가 하면 느닷없이 물건을 집어던지며 싸우기도 한다(....)

 

 

 

(친해지면 이렇게 한 방에 모여서 같이 논다. 닌텐도 위유를 줬더니 게임도 한다. 

그리고 드디어 가상현실에서 내청춘 역하렘을 완성)

 

 

 친구들끼리 노는 걸 보는 것도 재미지지만, 사랑 구경도 재밌다. 친구가 된 이성이 어느정도 호감도가 쌓이면 사랑에 빠지게 된다고 하는데... 한국 친모아는 특이하게 소개팅(!)을 할 수 있다. 즉, Mil가 외롭다며 섬의 주인인 플레이어에게 자신과 어울리는 이성을 소개시켜달라고 한다...(....) 나는 이 방법으로 히비키와 코토네를 엮어줬다. (그 전에 둘은 타인이었다) 현재는 히비키가 "코토네에게 푹 빠진" 상태이고, 반면 코토네는 "살짝 불만족"인 상태. 연인이 되었다고 무작정 행복한 것만도 아닌가 보다. 묘하게 현실적이다. 그래도 커플인 얘네가 시로나한테 연속 2번 차인 N보단 낫다

 

 연인이 된 커플은 또 일정도 이상 호감도가 쌓이면 결혼하게 된다. 상성 테스트에서 결과가 안 좋으면 행복하게 못 사는 줄 알았는데, 상성이 30% 이하였던 커플도 아이 낳고 알콩달콩 잘 사는 걸 보면 그것도 아닌 거 같다. 여하튼, 내가 만든 Mil들끼리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으면 감회가 남다르다. 마치 작은 세계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3. 하지만 묘하게 지루한 건 왜일까

 

 

 

친모아는 재밌다. 흥미요소도 많다. 



이렇게 덕질용으로도 좋다

본격 포켓몬 포스터

 

 그런데 왜 지루한 걸까? 나는 꾸준히 친모아를 하고 있는 중이지만, 끈기있게 오래하진 못하겠다. 

 

 그건 게임의 방식이 너무 한정되어있기 때문이다. 

 

 친모아에 있는 게임 요소는 위에 언급한 것이 전부이다. Mil를 만들고, 돌보고, 연애하고 싸우고 결혼하는 걸 구경하고... 사실 동숲 시리즈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몰입도는 친모아가 더 떨어지는 거 같다(개인적으로). 그 이유는 패턴이 너무 예상되는 탓인 듯하다.

 

 게임을 1시간만 해보면 앞으로 10시간 동안이 예측된다는 것이다. Mil들의 행동이나 말은 한정되어 있고,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것도 한정되어 있다. Mil 생성->돌보기->인간관계 구축하기->연애->결혼. 이라는 사이클이 너무 당연해서, 그 이외의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그 안에서의 다양성은 지극히 희박하다. Mil는 절대 내 예상 이외의 행동을 하지 않는다.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오기도 어렵다. Mil가 깨어있으면 고민을 들어주거나, 놀아주거나 둘 중 하나이고. 가끔씩 일어나는 러브 이벤트도 몇 번씩 겪다보면 그다지 새롭지 못하다.

 

 친모아를 재밌게 하고 있는 편이기에 그만큼 아쉬운 점도 많다. 친모아는 후속작이 더 기대되는 게임이다. 현 게임에서 부족한 점들, 지루한 부분들을 보완하면 더 흥미로운 게임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동숲보다 튀동숲이 더 즐길거리가 많아진 것처럼.

 

 

신오조 친목회 아파트 주민들 등산사진

이 아이들이랑 더 많은 걸 하고 싶은데, 여의치가 않다.

업그레이 될 친모아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새벽(da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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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2015년 작성되었으며 포스팅 보존을 위해 티스토리에 재작성되었습니다.



 


유리쿠마 아라시가 드디어 완결이 났습니다.

1분기 엄청나게 챙겨봤던..

제가 제일 좋아하는...이쿠하라 감독의 최신작이자 백합 19금 애니..((.....))

호불호도 갈리고 말도 탈도 많았지만,

역시나 마지막화에서 빵!하고 터뜨려주는 감독님이었습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유리쿠마는 물론 소녀혁명 우테나, 돌아가는 펭귄드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쿠하라 감독님의 작품은 다 봤습니다. 우테나, 핑드럼, 그리고 이번 유리쿠마까지.

아무래도 대중성과는 거리가 좀 있고, 난해하다고 여겨지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3개 정도 작품을 보다 보니 아~ 감독이 말하려는 게 이런 거구나~하는 게 대충 느껴집니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감상이지만요..)

개인적으로, 이쿠하라 감독님의 작품은 표현은 난해하지만 메시지 자체는 굉장히 명확하다고 여기고 있거든요.

사실 3 작품을 아우르는 공통점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해보고 싶은데..(는 정리가 잘 안 된다)

일단 이번엔 유리쿠마만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유리쿠마 엔딩에서 눈에 띄는 점은 그겁니다.


드디어..드디어 맺어졌어!! <-이거..


왜냐하면 지난 작품에서는 두 사람이 맺어지는 엔딩은 없었거든요..(물론 우테나 극장판은 제외지만)

드디어 받았습니다. 약속의 키스...

단절의 벽이 무너지고, 두 사람은 이어지고, 약속의 키스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다른 작품들 결말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아, 감동의 마지막 장면..ㅠㅠ 




유리쿠마의 메세지는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고, 좋아함을 포기하지 않으며, 자신을 가두고 있는 거울을 깨부수었을 때..

진정한 사랑(약속의 키스)가 완성된다는 것.

쿠레하 어머니의 동화책 내용 그대로가 교훈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세상은 알이다, 깨부수고 나와야한다(우테나)

우리들은 상자 속에 갇힌 채 태어난다(핑드럼)

그리고 단절의 벽과 투명한 폭풍(유리쿠마)..

전부 비슷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가둬둔다는 거겠죠, 세상이 만들어 놓은 틀과 편견 혹은 자신의 욕망 속에.

투명한 폭풍은 조금 다른 얘기일 수도 있는데..이건 핑드럼에 나오는 어린이 브로일러와 일맥상통하는 은유 같습니다.

어린이 브로일러에 들어가면 투명하게 되고,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 없게 된다고 하잖아요?

투명한 폭풍도 마찬가지.. 대중 속으로 들어가 철저한 일원이 되면, '나'라는 존재는 소멸해버립니다.


핑드럼의 어린이 브로일러에서.. 쇼우가 히마리를 발견하고 사과를 건네주었듯이,

유리쿠마에서는.. 긴코가 쿠레하를 찾아내서 약속의 키스를 건네주는 겁니다. (이건 서로 해준 거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마지막화에서 이런 대사가 있죠.




"세계의 룰을 지키지 않는 너는 악이야. 우리는 모두 투명해지 않으면 안 돼."

"그럼 누가 너를 찾아주지?"





후자는 쿠레하가 한 말이죠.

대중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같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이미 투명한 폭풍에 휩쓸린 건지도 모르죠.

같은 교복을 입고, 혹은 같은 브랜드의 옷을 입고 .. 같은 교육을 받고, 유행하는 노래를 듣고, ..

겉보기에 개개인은 별로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자신의 개성을 증명할 만한 수단이 현대사회에는 그다지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투명한 폭풍 속에서 서로를 찾아낸다면, 그 때야말로 자신은 특별한 존재가 되고.."좋아함"을 부여받는 겁니다.

마치 김춘수의 시 "꽃"과 비슷한 이야기네요.

쿠레하가 긴코를 찾았고, 긴코가 쿠레하를 찾았기에..

그리고 긴코는 욕망을 버리고 쿠레하는 긴코를 용서했기에..

두 사람은 꽃이 되었고 단절의 벽을 넘을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사랑은 완성되었고, 우테나가 학원의 아이들이 인지할 수 없는 세계로 나아갔듯-

두 사람은 더 높은 세계에서 함께 여행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루루에 대한 것입니다.



 

저의 아름다운 최애는 고인이 되셨습니다..아아...




루루는 이 작품에서 중간자적 역할을 합니다.

1화에서 시작 나레이션을 루루가 맡고, 또 12화에서 루루가 미룬에게 동화책의 결말을 이야기해주는 것으로 끝나니.. 작품의 화자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유리쿠마는 알고보니 액자식 구성이었다..고도 주장해볼 수 있겠네요. 미룬에게 두 사람의 동화를 읽어주는 루루공주!)


루루는 키스를 잃은 존재이자, 가장 올곧은 "좋아함"을 보여주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물론 중간에 삐걱거리긴 하지만.. )

어릴 적 그녀는 욕망(디자이어-)에 사로잡혀 미룬의 "좋아함"을 바로 보지 못했죠. 자신의 진심도 몰랐구요.

하지만 깨닫게 된 순간부터.. 그녀는 긴코의 가장 훌륭한 조력자가 됩니다.

긴코에게 준 좋아함을 보답받지 못해도, 약속의 키스가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면..

이라는 마음으로 충실한 친구가 되죠. 쿠레하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두 사람을 이어주는 데 루루는 굉장히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처음으로 좋아함을 받았던 미룬은 죽었고, 키스를 포기했기 때문에..

단절의 벽을 넘는다던지 약속의 키스를 받는다던지 ..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ㅠㅠ

루루의 죽음은 예견된 건지도 모르죠. 왜냐면...

그녀의 좋아함은 죽음으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으니까요.

좋아함(스키)가 키스가 되는 세계에서 루루는 미룬과 영원히 살아갑니다.

그것은 둘다 죽음으로써, 많은 것을 포기하고 얻은 행복이겠죠...

루루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네요..왜 자꾸 내 최애는 죽는거야..ㅠㅠ




 

루루짱...거기서 행복하니..?




결론적으로, 유리쿠마는 굉장히 잘 만든 수작입니다.

물론 19금에 백합이라 진입장벽은 높습니다만...그래서 BD 판매량도 낮은 걸까

전작 핑드럼에서 스토리 진행 방면에서 쓴소리를 들었던 탓인지,

유리쿠마는 아예 1쿨로써 굉장히 말끔하고 깔끔합니다. 군더더기가 없어요..

1화를 보면 아 이게 시방 뭔소리여 할 수도 있겠지만 12화를 보고 나면 아...이게 그거였구나..하고 감동의 쓰나미가 왈칵 밀려오는..그런 작품이죠..

전체적인 반응을 봐도 이쿠하라 감독님의 작품치고 이해하기 쉬웠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이쿠하라 감독님의 작품들을 굉장히 좋아하는 팬으로서,

이번 유리쿠마는 의미가 깊었습니다.

드디어 사랑이 완성되었다는 것에 큰 의의를...

핑드럼에 비하면 정말로 해피엔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애는 죽었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취향에 딱 맞는 작품을 실시간으로 매주 챙겨볼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제 감독님이 핑드럼 극장판만 내주시면 되겠군요..(...)

아니면 다른 신작도 좋습니다. 행복하네요, 정말.


Posted by 새벽(dawn)
,

 *본 포스팅은 2013년 작성되었으며 포스팅 보존을 위해 티스토리에 재작성되었습니다.


 

 

 

소년이여, 내게로 돌아와.

 

 

 

 

 

생존 전략!!!!!!!!!

아무 것도 되지 못한 너희들에게 말한다.

핑드럼을 찾아라.

 

 

 

이쿠하라 쿠니히코 감독의 작품이라는 걸 알자마자 찾아 본 작품. (시험 끝난 기념^^)

감상평은 짧게 하자면 "아쉽다."입니다.

연출과 개그, 인물 및 서사구조 아주 독특하고 매력적인데 (감독 특징이 아주 잘 살아있음)

2%가 부족합니다. ...

진짜 조금만 더 깔끔했다면 레알 대작이 될 수 있었는데 ㅜㅜㅜ

 

 

근데 이래놓고 완결 다 보고 내가 남긴 한 줄 감상평은:

눈물이 불타고 가슴이 떨어지는 것 같다...!!!!!!!!! 우오우아아으

....ㅎ..^p^... 위에는 객관적 평이고 한 줄 감상은 주관적 감상이라고 할 수 있겟네영..ㄲㄲㄲ

 

 

 

 

이매진-!!!!

 

 

진짜 센스가 신박하죠. 감독 취향따라 좀 느끼한 건 덤.

말하자면 로맨스, 개그, 판타지, 시리어스, 스릴러, 가족애, 성장물 등 다양한 요소가 다 섞여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도 여지없이 근친, 동성애 등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데 저는 뭐.. 그다지 신경쓰지 않습니다. (이제 익숙해)

게다가 가족의 사랑과 이성적 사랑이 한데 뒤얽힌 칸바+히마리+쇼우의 관계는 참 복잡미묘아리까리해서 더 매력적이죠.

그리고 실제로 친남매도 아니니까 뭐 실질적인 근친도 아니고...ㅜ 서로가 서로를 선택한 소울메이트라고 보는 게 옳을 듯.

 

 

 

 

 

 

그럼 여기서부터

내 멋대로 내 맘대로

감상 및 해석 시작합니당 :Q

 

 

 

 

 

 

 

 

 

여기서 일단

아쉬웠던 점부터 시작하죠.

 

 

1. 뒤로 갈수록 맥이 빠진다.

 

 진짜.. 세 남매가 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남이었다. 히마리에게 운명의 과실을 준 건 쇼우였다. 19~21화 즈음까지 이런 진실이 밝혀지면서 얼마나 도키도키!!!! 기대기대하면서 봤는데 뭥... 그 뒤부터 갑자기 맥이 빠집니다.

그 이유는 뜬금없는 악의 세력의 등장. 악의 세력에 러닝타임을 너무 잡아먹더군요. 게다가 뜬금없이 블랙 바바리를 입고 돌아다니며 테러 행위를 저지르는 칸바는 레알ㅋㅋㅋㅋ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덧붙여 퇴원했다 집에 갔다 칸바한테 갔다 또 쓰려졌다 일어났다 하는 히마리...의 행적도 너무 깁니다; 요 부분만이라도 좀 깔끔하게 했으면 군더더기가 없는 느낌이었을텐데.

 

2. 그래서 M 프로젝트는 뭐냐? 후반부 링고의 존재감 상실

 

초반부를 보면 m 프로젝트(라고 쓰고 스토커짓이라고 읽는다)를 시행하는 링고의 사이코틱한 행적이 주를 이루죠. 링고의 공상과 꿈, 가족을 되찾겠다는 소망이 한데 어우러진 살짝 기이하면서도 독특한 부분인데다 (근데 좀 길어..) 핑드럼, 즉 모모카의 일기를 소유한 링고는 작품 내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기도 하구요.

 

 근데 쇼우에 대한 마음을 깨달은 순간 스토커 싸이코 적인 모습은 어디가고 완전 평범한 소녀가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m 프로젝트는?!?! 가족 되살리기는 어떡할건데??..라고 말할 수 밖에.. 거기에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불사르는 (^^;) 그런 아이가 되죠. 본성이 착한 아이다, 이러면 할 말은 없지만... 여튼 너무 성격이 극적으로 변화해서 납득이 안 갈 정도입니다. 거기에 그 강했던 존재감과 비중이 뒤로 가면 거의 사라지고...ㅎㅎ..물론 본래 주인공인 삼남매에게 포커스가 돌아갔기 때문이기도 하죠. 하지만 처리부분에서 좀 아쉬웠습니다. 아니면 차라리 초반의 링고 묘사를 좀 줄이던가! 그렇게 임팩트가 쎈 인물이 아니면 그 스토킹은 한두화로 마무리했음 됏잖아..ㅜㅜ

 

 덧붙여 개인적으로 m 프로젝트의 m은 모모카의 m이라고 생각합니다...(쿨럭)

 

3. 엔딩은 슈타게 같다.

 

이건 농 ㅋㅋㅋㅋㅋㅋ 아 그럼 슈타인즈게이트로 가면 쇼짱이랑 칸짱 만날 수 있는 건가여? ㅜㅜ

 

 

정리하자면 아쉬웠던 점은 완급조절의 실패입니다. 음.. 말하자면

더 깔끔할 수 있었는데!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라는 기분.

 

 

 

 

 

 

 

 

 

 

..그리고 오늘 작품을 되짚어 보며 깨닫게 된 부분들이 있는데...

이게 곱씹을수록 의미가 ㅜㅜㅜㅜㅜㅜ 감동이 ㅜㅜㅜ 으악

 

일단

 

 

이 애니에서 키워드는 단연

데스티니!!!!(운명)죠.

그렇지만 여기서 운명이란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즉 사람이 이끌려 다니는 게 아닙니다.

물론 히마리의 죽음이라는 운명에 애들이 휘둘리고 있지만

키포인트는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운명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맞겠네요.

그러나 우리는 뭐다?

 

 

"아무 것도 되지 못한 너희들에게 고한다."

 

 

..아무 것도 되지 못할 우리들.

펭귄드럼에는 어린이 브로일러라는 게 나오죠. (아 좀..보면서 신박하다 싶으면서도 무서웠던 ㅜ)

더이상 필요없는 아이들,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는 어린아이들이 가는 장소로

그 곳에 가면 아이들은 투명해집니다. 극 중에서는 "누가 누군지 알 수 없게 된다."는 표현이 나오기도 하구요.

말하자면 "아무도 날 선택해주지 않는 이 세상 ㅜㅜㅜ 차라리 공기가 되어버리는 게 나을지도.."이런 겁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어린이 브로일러에 가기를 원했을까요? ..당연히 아니겠죠.

그 아이들은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고, 선택받고 싶어했으니까요.

이들은 선택받는다면 어린이 브로일러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타부키랑 히마리처럼요.

선택받는 것이란 사랑받는다는 것, 사랑받는다는 것은 함께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함께 산다는 건 벌도 함께 받는다는 것이겠죠. 같은 운명을 짊어지겠단 뜻이기도 하구요.

 

 

사람들은 상자 안에 갇혀 태어납니다. 그 상자 속에서 인간은 마냥 안전하고 행복한 건 아니죠.

칸바와 쇼우는 피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같은 날 태어났습니다.

그들은 상자 안에 갇힌 채 첫만남을 가집니다. 상자 안은 안전하지도 즐겁지도 않은.. 괴롭고 고통스러운 곳이었죠.

아무 것도 하지도 못한채 그냥 기력을 잃고 쓰러져야만 하는 그런 곳.

쇼우랑 칸바는 서로 생사를 확인하며 그렇게 지냈는데

어느날 칸바가 상자 구석에서 사과... 운명의 과실을 찾아냅니다.

네 것 안에도 있을 거라며 쇼우한테도 찾아보라고 하지만 그에게는 없습니다.

쇼우는 말합니다, 칸바는 선택받은 거야..라고.

이 과실은 핑드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뭐 이건 그렇다 치고.(야)

여튼 칸바는

운명의 과실을 반으로 나눠 쇼우에게 건네줍니다.

칸바가 쇼우를 선택한 겁니다.

 

 

그리고 쇼우가 선택한 건 히마리.

히마리의 대사가 참 의미심장합니다.

 

 

 

나, 사실 최초의 여자와 남자 이야기 알고 있었어.

두 사람을 벌을 받았지.

산다는 건 벌이구나.

하지만, 벌이라고 해도 나... 쇼우랑 같이 살고 싶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초 감동 ㅜㅜㅜㅜㅜ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제일 좋았습니다.

산다는 건 벌입니다. 누군가 나를 선택해주고 사랑해줘야 행복할텐데, 늘 그런 건 아니니까요. (..어린이 브로일러...)

하지만 선택받았다고 해서 산다는 게 벌이 아니게 되는 걸까요.

아니, 그래도 산다는 건 벌입니다. 왜냐면 "함께 산다"는 건 운명을 나눠 지는 것, 고통도 괴로움도 같이 받는다는 거니까요.

그렇지만 산다는 게 벌, 이어도 삼남매는 괜찮았던 겁니다.

왜냐하면... .. 선택받았으니까요, 선택했으니까요.

칸바가 쇼우를 선택했고, 쇼우가 히마리를 선택했고, 또 칸바는 히마리를 선택했습니다.

 

히마리: 이제,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아..

칸바: 난 널 위해 살고 싶었어.

 

사랑이죠, 사랑. (..야)

나 칸바가 이 대사 칠 때 반하는 줄 알았음...^^

마지막화에 히마리가 다시 칸바에게 과실을 건네주죠.

소중한 사람에게 소중한 사람이 내게 소중한 사람이 되고 그 사람이 다시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것.... (뭔 소리야)

세 사람은 남남이었지만, 서로가 서로를 선택했기에.. 삶이 벌이어도 벌이 아니게 되었고

운명이 벌을 주어도 갈아탈 수 있게된 겁니다.

그래서 제목이 돌아가는 펭귄드럼.

..저, 울었어요..마지막화에서.

 

 

"사과는 사랑에 의한 죽음을 스스로 선택한 자에게 주는 보상이야."

"그래도 죽으면 끝이잖아."

"아니, 오히려 거기서부터 시작이라는 게 켄지의 주장이야."

 

 

펭귄드럼은 "사랑에는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걸까요?

저는 그보다는, "사랑한다면 희생할 수 있다. 왜냐면 그건 더이상 벌이 아니니까."라고 생각합니다.

..뭐가 다르냐면.. ..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ㅋ)

어제 다 보고

오늘 곱씹으면서 계속 생각하는데

정말................. .. 정말 아름다운 메시지의 애니다.............. 라는 생각이 ㅜㅜ

전 정말 이쿠하라 쿠니히코 감독 작품 좋은게 ..

작품 소재 자체는 굉장히 환상적이지만 그 안에 품은 뜻이 참 예쁘고 반짝반짝하달까...

사랑에 대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감독이 또 어디있을까요. 그리고 특유의 연출!!!!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그 연출이 정말 좋습니다.

이건 정말....  불필요한 거 가지치고 완급 조절만 잘 했으면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작이 되었을텐데..

라는 기분이 수없이 듭니다. 이 감동적이고 훌륭한 메시지를 가지고 이렇게 ㅜㅜㅜ 하다니 ㅠㅠ

 

 

그리고 왜 떡밥 회수를 안 하느냐, 라는 의견을 많이 봤는데.

저는 작품에 나오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다 상징으로 이해해서 떡밥...이라고 애초에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근데 m 프로젝트는 아직도 맘에 걸림)

오히려 죄다 상징, 은유로 이해했기에 더 감동이 컸던 것 같아요...

문제는 그런 상징이 과하게 많다는 거죠. 계속 말하는 거지만 조금만 더 깔끔했으면 ㅜ

크리스탈 공주의 생존 전략이 아깝다 ㅜㅜ 모모카찡...

근데 놓고 보면 완급조절과 가지치기에 실패했음에도 이런 포풍감동이 밀려온다는 것도 참..어떤 의미로는 대단한 듯 ㅋㅋㅋ

그래서 내가 아쉽다는 거야 ㅜㅜㅜ

 

 

 

 

덧)

보고 나니 올해 극장판 소식이 있더군요. 뭥!?!?!? 칸바랑 쇼우를 다시 볼 수 있냐는?

이번에야말로 슈타인즈게이트로 이코요

아 진짜.. 행복해졌음 좋겟다..ㅜㅜㅜㅜ

 

 

 

 

덧2))

원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애니 감독은 호소다 마모루...랑 다이치 아키타로였는데

이번에 아키히사 쿠니히코로 바뀜 ㅜㅜㅜ

레알 여태까지 내가 알게 된 애니 감독 중 갑인듯 갑갑갑.

세일러문에 우테나에 펭귄드럼이라굿?!

정말 우테나 마지막화를 보고 쓰나미 같은 감동의 물결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함..ㅜㅜ

진짜 연출도 어쩜 그렇게 할 수가 있는지... .. 천재인가바 ㅋㅋㅋㅋ

좋아하는 애니 감독이 많아질수록 정말 햄보카다^^^^

내가 일본서 태어났으면 꿈이 애니 감독이 되었을듯. 하....

 


Posted by 새벽(da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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