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2015년 작성되었으며 포스팅 보존을 위해 티스토리에 재작성되었습니다.
유리쿠마 아라시가 드디어 완결이 났습니다.
1분기 엄청나게 챙겨봤던..
제가 제일 좋아하는...이쿠하라 감독의 최신작이자 백합 19금 애니..((.....))
호불호도 갈리고 말도 탈도 많았지만,
역시나 마지막화에서 빵!하고 터뜨려주는 감독님이었습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유리쿠마는 물론 소녀혁명 우테나, 돌아가는 펭귄드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쿠하라 감독님의 작품은 다 봤습니다. 우테나, 핑드럼, 그리고 이번 유리쿠마까지.
아무래도 대중성과는 거리가 좀 있고, 난해하다고 여겨지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3개 정도 작품을 보다 보니 아~ 감독이 말하려는 게 이런 거구나~하는 게 대충 느껴집니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감상이지만요..)
개인적으로, 이쿠하라 감독님의 작품은 표현은 난해하지만 메시지 자체는 굉장히 명확하다고 여기고 있거든요.
사실 3 작품을 아우르는 공통점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해보고 싶은데..(는 정리가 잘 안 된다)
일단 이번엔 유리쿠마만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유리쿠마 엔딩에서 눈에 띄는 점은 그겁니다.
드디어..드디어 맺어졌어!! <-이거..
왜냐하면 지난 작품에서는 두 사람이 맺어지는 엔딩은 없었거든요..(물론 우테나 극장판은 제외지만)
드디어 받았습니다. 약속의 키스...
단절의 벽이 무너지고, 두 사람은 이어지고, 약속의 키스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다른 작품들 결말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아, 감동의 마지막 장면..ㅠㅠ
유리쿠마의 메세지는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고, 좋아함을 포기하지 않으며, 자신을 가두고 있는 거울을 깨부수었을 때..
진정한 사랑(약속의 키스)가 완성된다는 것.
쿠레하 어머니의 동화책 내용 그대로가 교훈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세상은 알이다, 깨부수고 나와야한다(우테나)
우리들은 상자 속에 갇힌 채 태어난다(핑드럼)
그리고 단절의 벽과 투명한 폭풍(유리쿠마)..
전부 비슷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가둬둔다는 거겠죠, 세상이 만들어 놓은 틀과 편견 혹은 자신의 욕망 속에.
투명한 폭풍은 조금 다른 얘기일 수도 있는데..이건 핑드럼에 나오는 어린이 브로일러와 일맥상통하는 은유 같습니다.
어린이 브로일러에 들어가면 투명하게 되고,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 없게 된다고 하잖아요?
투명한 폭풍도 마찬가지.. 대중 속으로 들어가 철저한 일원이 되면, '나'라는 존재는 소멸해버립니다.
핑드럼의 어린이 브로일러에서.. 쇼우가 히마리를 발견하고 사과를 건네주었듯이,
유리쿠마에서는.. 긴코가 쿠레하를 찾아내서 약속의 키스를 건네주는 겁니다. (이건 서로 해준 거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마지막화에서 이런 대사가 있죠.
"세계의 룰을 지키지 않는 너는 악이야. 우리는 모두 투명해지 않으면 안 돼."
"그럼 누가 너를 찾아주지?"
후자는 쿠레하가 한 말이죠.
대중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같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이미 투명한 폭풍에 휩쓸린 건지도 모르죠.
같은 교복을 입고, 혹은 같은 브랜드의 옷을 입고 .. 같은 교육을 받고, 유행하는 노래를 듣고, ..
겉보기에 개개인은 별로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자신의 개성을 증명할 만한 수단이 현대사회에는 그다지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투명한 폭풍 속에서 서로를 찾아낸다면, 그 때야말로 자신은 특별한 존재가 되고.."좋아함"을 부여받는 겁니다.
마치 김춘수의 시 "꽃"과 비슷한 이야기네요.
쿠레하가 긴코를 찾았고, 긴코가 쿠레하를 찾았기에..
그리고 긴코는 욕망을 버리고 쿠레하는 긴코를 용서했기에..
두 사람은 꽃이 되었고 단절의 벽을 넘을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사랑은 완성되었고, 우테나가 학원의 아이들이 인지할 수 없는 세계로 나아갔듯-
두 사람은 더 높은 세계에서 함께 여행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루루에 대한 것입니다.
저의 아름다운 최애는 고인이 되셨습니다..아아...
루루는 이 작품에서 중간자적 역할을 합니다.
1화에서 시작 나레이션을 루루가 맡고, 또 12화에서 루루가 미룬에게 동화책의 결말을 이야기해주는 것으로 끝나니.. 작품의 화자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유리쿠마는 알고보니 액자식 구성이었다..고도 주장해볼 수 있겠네요. 미룬에게 두 사람의 동화를 읽어주는 루루공주!)
루루는 키스를 잃은 존재이자, 가장 올곧은 "좋아함"을 보여주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물론 중간에 삐걱거리긴 하지만.. )
어릴 적 그녀는 욕망(디자이어-)에 사로잡혀 미룬의 "좋아함"을 바로 보지 못했죠. 자신의 진심도 몰랐구요.
하지만 깨닫게 된 순간부터.. 그녀는 긴코의 가장 훌륭한 조력자가 됩니다.
긴코에게 준 좋아함을 보답받지 못해도, 약속의 키스가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면..
이라는 마음으로 충실한 친구가 되죠. 쿠레하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두 사람을 이어주는 데 루루는 굉장히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처음으로 좋아함을 받았던 미룬은 죽었고, 키스를 포기했기 때문에..
단절의 벽을 넘는다던지 약속의 키스를 받는다던지 ..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ㅠㅠ
루루의 죽음은 예견된 건지도 모르죠. 왜냐면...
그녀의 좋아함은 죽음으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으니까요.
좋아함(스키)가 키스가 되는 세계에서 루루는 미룬과 영원히 살아갑니다.
그것은 둘다 죽음으로써, 많은 것을 포기하고 얻은 행복이겠죠...
루루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네요..왜 자꾸 내 최애는 죽는거야..ㅠㅠ
루루짱...거기서 행복하니..?
결론적으로, 유리쿠마는 굉장히 잘 만든 수작입니다.
물론 19금에 백합이라 진입장벽은 높습니다만...그래서 BD 판매량도 낮은 걸까
전작 핑드럼에서 스토리 진행 방면에서 쓴소리를 들었던 탓인지,
유리쿠마는 아예 1쿨로써 굉장히 말끔하고 깔끔합니다. 군더더기가 없어요..
1화를 보면 아 이게 시방 뭔소리여 할 수도 있겠지만 12화를 보고 나면 아...이게 그거였구나..하고 감동의 쓰나미가 왈칵 밀려오는..그런 작품이죠..
전체적인 반응을 봐도 이쿠하라 감독님의 작품치고 이해하기 쉬웠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이쿠하라 감독님의 작품들을 굉장히 좋아하는 팬으로서,
이번 유리쿠마는 의미가 깊었습니다.
드디어 사랑이 완성되었다는 것에 큰 의의를...
핑드럼에 비하면 정말로 해피엔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애는 죽었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취향에 딱 맞는 작품을 실시간으로 매주 챙겨볼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제 감독님이 핑드럼 극장판만 내주시면 되겠군요..(...)
아니면 다른 신작도 좋습니다. 행복하네요, 정말.
'REVEIW & SSUL > ANIMA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쿠라트릭- 사실은 미즈키 회장의 성장기 (편애주의) (0) | 2017.12.05 |
---|---|
돌아가는 펭귄드럼 (0) | 2017.12.05 |